쌓아가는 사회복지

사회복지와 근로유인

blisseon10 2025. 4. 23. 09:57

사회복지에서의 근로유인

현대사회는 신자유주의 시대로서 금융의 시대, 금융 권력의 시대라고도 한다. 즉, 지배계급이 금융 권력을 가지고 이윤을 얻고 이자와 배당의 증가를 통해 이익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더 많은 가치를 금융부문으로 흡인하기 위해 이른바 '복지개혁'을 주장하며 복지국가의 해체 또는 축소를 시도하고자 하였는데, 이를 합리화하는 가장 큰 근거가 근로유인이었다. 

다시 말해 사회 민주적 복지국가의 관대한 복지가 수급자의 근로유인을 약화시켜 자본주의 경제를 확장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였으며, 그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 후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 수준을 전반적으로 낮추고, 공공부조 형태의 무조건적인 급여를 제공하는 소극적 복지를 제한하고, 근로에 따른 복지 급여를 제공하고자 하는 근로조건부 복지를 주장하였다. 

신자유주의적 능동 국가는 복지국가의 노동자 보호 이념을 근로 장려 이념으로 대체하였다. 말하자면 복지국가가 노동자 보호를 위해 사회적으로 지원하고, 노동을 비상품화하였으며, 조건을 달지 않고 급여를 제공했다면, 능동 국가는 근로를 장려하기 위해 노동을 상품화하고, 인센티브와 제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근로유인을 어떤 식으로 강조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사회복지가 근로유인을 약화시킨다는 신자유주의적 논리가 이념적으로 강조되었을 뿐 그에 대한 명확하고도 실증적인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복지와 근로 유인의 관계에 관한 경험적 사실에 바탕을 둔 자료를 보면 사회복지가 근로유인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지지하는 증거와 이를 부정하는 근거가 섞여있으며, 지지하는 증거도 결정적인 것이 없다. 

 

사회복지와 근로유인의 관계

먼저 사회복지와 근로 유인의 관계와 관련하여 객관적인 증거를 찾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사회복지가 근로유인을 약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제도가 신설되거나 기존의 사회복지제도의 급여수준이 크게 개선되거나 하여 수급자의 근로시간이 감소했다는 아주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이 발생하여 그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노동 관념의 양면성

사회복지와 근로 유인의 관계가 이처럼 불확실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노동에 대한 우리의 관념이 이중적이라는 점이다. 먼저 노동은 고통이면서 미천하다는 노동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으로 힘들고 가치 있는 것으로 알아주지 않는 노동을 회피하기 위해 사회복지에 의존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간주된다. 노동은 가치가 있고 자아실현이 수단이라는 긍정적인 관념으로 보면 노동은 고통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가치 있는 일로 인식되기 때문에 사회복지에 의존하는 대신 노동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근로의 유인과 노동의 기능이 다양하다면, 복지 급여를 받기 위해 노동을 포기하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장애나 고령 등의 이유로 일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사람은 예외일 수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소득 이외에도 사회적 지위나 사회적 안정을 획득하려는 동기가 있기 때문에 복지 급여보다는 일을 선택할 것이고, 성취감, 행복, 자존심, 정체성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시간의 구조화, 사회적 접촉, 삶의 목표 등과 같은 노동의 중요한 기능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일하려 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가 근로유인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사실이라기보다는 이데올로기적 주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데올로기 관념의 체계로서 허위의식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렇듯 사회복지가 근로유인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은 공공부조 대상자의 대부분이 전술한 대로 근로능력이 없거나 연령, 질병, 전업 수발 의무 등으로 일을 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고, 심정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는 집단이며, 근로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해야만 하는 사실을 왜곡 또는 은폐시켜 근로능력과 근로시간이 있음에도 일을 회피하기 위해 복지수급에 의존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품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으로 인식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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